10월 말,
드디어 상하이 게 철이 돌아왔습니다.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막연히 가을에는 상하이 게가 있다더라 정도만 알려져 있는 상하이 게.
한번 까뒤집어 보겠습니다.
상하이 게란?
상하이 게라고 하는 게 요리. 많은 사람들이 게를 상하이 식으로 요리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상하이 인들에게 상하이 게라 함은 요리법 보다는 그 게의 출신 성분이 더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서 사는 꽃게만 생각하실텐데요.
상하이 게는 민물에서 사는 털게라는 종류로만 요리합니다.
털게?
이름이 좀 찝찝하죠?
집게 발 부분을 보면, 마치 뽀빠이에 등장하는 부르터스처럼 가는 털이 숭숭 나있습니다.
때문에 처음 이 아이의 얼굴을 보면 약간 실망하게 되죠.
살짝 징그럽거든요.
자! 그럼 털게면 되냐?
상하이 사람들은 양등호라는 호수에서 자란 털게를 최고로 칩니다.
물론 털게라는 종류가 민물게이니 만큼 양등호에서만 자라는 것은 아니죠.
인근의 태호등 강남지방의 호수에서는 모두 털게 양식장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가격이 다르죠. 양등호 산은 태호산에 비해 3배 이상까지 가격차이가 납니다.
이러다 보니 짝퉁의 천국 중국에(이쯤되면 한국에서라도 짝퉁이 등장했겠죠.) 양등호산이 아닌 털게도 모두 양등호 산이라고 팔지 않을리가 없습니다.
때문에 요즘은 게의 등딱지에 양등호산이라고 레이저 음각을 하거나, 집게발에 양등호산임을 나타내는 홀로그램 스티커를 붙이기도 합니다.(이것도 금방 카피하겠지만. 하여튼)
상하이 게 어떻게 먹을까?
요리법은 의외로 싱겁습니다.
찜통에 찐 후, 중국 식초와 술, 그리고 간장을 살짝 배합한 배합초에 찍어먹습니다.
Canon | Canon EOS 20D | Aperture priority | Average | 6/10sec | f8 | 0EV | 59mm | ISO-100 | No Flash
나름 이 나라 저나라 유명하다는 음식을 다 먹어본 저에게도 상하이 게는 별미였습니다.
살의 담백함, 게알 특유의 진한맛이,
상하이 게를 맛보면 꽃게는 더 이상 게로 안보인다는....--;
그만큼 탁월합니다.
하지만 비싸요.
왕보화 주가 같은 상하이 게 요리 전문점에서 먹으면 250그램짜리 한 마리에 300위안이 우습게 넘어갑니다.
300위안이면 한국돈 40000만원이죠. 게 한마리가!!!
돈 많은 일본인 관광객들도, 조금 큰 게 한마리 시켜서 4이 나눠먹더군요. 게 한마리 네조각으로 잘라서 살만 발려주는데, 조금씩 젓가락으로 음미하던 일본인 관광객들의 표정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나마도 저는 엄두가 안나서 게살만두, 게살이 아주 쪼끔 들어간 요리로 때웠습니다. (식당 조사에 10만원을 쓴다는 것은 정말 비효율 적이거든요.)
대신 게 요리집에서 수년간 일했다는 주방장 보조 조선족 한분을 긴급 입수(?)!
까르푸에서 양등호산 게임을 광고하는 역시나 200그램 다섯마리에 500위안 가까이 하는 게를 사서 집에서 쪄먹었습니다.
상하이 게를 찍어먹는 소스는 이미 메뉴팩쳐화 되어 있습니다.
조선족분 말에 의하면 유명 레스토랑도 이거 사다 쓴답니다. --;
이 외에 찜통, 이쁜 접시(--;)를 구입하는데 약간의 돈이 들어갔습니다.
상하이 속담에 소 한마리는 몰래 먹을수 있어도 게 한마리는 몰래 먹을수 없다는 말이 있답니다.
찌면서 그 속담에 대한 이해도가 급 상승 하더군요.
냄새가 장난이 아닙니다. (아 침넘어 간다.)
(우선 산채로 찜통속에 들어간 그 분들을 위해 묵념 1분...)
익으면 껍질이 빨개 집니다.
자, 다 익으신 분들입니다.
그냥 가위로 잘라서 살을 파먹으면 됩니다.
껍질이 터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살이 꽉!!! 차있더군요.
(이거 꽃게와는 전혀 다른 아우라입니다.)
싸게 먹을려면???
저희처럼 직접 사다 쪄먹는 방법도 있구요.
현지인 식당에서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미 양등호 산을 제외하고는(내가 먹은건 정말 양등호 산이었을까? --;) 털게 양식이 포화상태에 이른 탓에 10월 말로 넘어가면 게 값이 많이 싸집니다.
상하이 100배에도 소개된 그랜드 마더 레스토랑(난징둥루)에서도 게 요리를 팝니다.
1마리에 약 68위안쯤 하니, 그럭저럭 사정권입니다.
단, 이런 서민식당에서는 암게 맛을 볼수는 없습니다.
대부분 숫게들이라, 진한 알맛을 감상하는 기회는 놓쳐야 합니다.
또 하나 팁,
요즘은 9~11월의 게철이 아니래도 털게요리를 맛볼수 있습니다.
양식의 힘이죠.
시즌을 제외한 기간은 숫게가 암게보다 더 맛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일부 웹페이지에, 룽샤처럼 화하게 볶은 게요리도 상하이에서 먹었다고 상하이 게라고 주장하는데, 요놈들은 강한 양념에 볶은 냉동게들입니다. 물론 털게도 아니구요.
이거 드시고 상하이 게 먹었다고 주장하시면 상하이 게 맛을 아는 저로서는 정말 안습니다.
지금쯤 상하이를 여행하신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기둥뿌리를 뽑아서라도 꼭 맛보세요.
늬들이 게맛을 알어?????!!
환타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