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노무현

국내 2008/02/24 12:26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날 저녁
나는 동화면세점에 있었다.
동아일보사옥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새 대통령의 당선소식을 알리는 자막들이 깜박거렸고
모여있던 사람들은 폭죽을 쏘았다.

인도책을 내겠다고 1년 4개월쯤 떠돌다 한국에 들어와 엄마 집에 얹혀있던
반백수 전직 운동권은 기분이 좋아진 탓에 없는 돈을 쪼개 노점에서 쥐포와 오징어를 사와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었다. 정

언제나 그렇듯,
87년, 91년, 98년, 02년
격변기마다 세상은 바뀔듯 술렁이긴 하지만,
사실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그건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아직까지도-미련스럽게- 품고 있는 나도 잘 안다.

사실 정치란, 지도자의 갈음이 한사람 한사람의 삶과는 별 관계가 없다.
단지 형이상학적인, 사회 정의의 의미에서,
보다 넓어지는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소위 말하는 정치적 민주주의라는 차원에서 변화할 뿐이다.

이들이 변한다고 해서 하늘에서 꽁으로 쌀한톨 떨어지지 않는다.

어차피 세상이 어찌 변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어도 우리는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일해야 먹고 산다.


노무현.
난 솔직히 그가 아깝다.
아니 아까워서 눈물이 날것 같다.

우리 역사상,
대통령 자식이 뭘 하는지 모를정도의 무감함이 앞으로 또 올수 있을까?
우리 역사상,
대통령과 동네 똥개가 동격이 되고, 사람들은 자기집 수챗구멍 막히는 소소함까지
대통령의 탓이라 돌리는 과도한 방종이 다시 올수 있을까?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고 집값 땅값 들썩일거라 좋아하던 사람들을 먼 발치에서 보고,
이명박이 되고나서 영어 몰입이나 대운하니 초유의 삽질을 하는 와중에도
그의 공약 사항인 종부세 인하와 같은 이야기만큼은 1-2년 두고 보자고 발을 빼는 이 상황

조, 동이 대못질이라고 광분했던 이유를 지금이나마 깨달을거 같다.

종부세 함부로 못바꾼다. 건드려서 부동산값오르면 이명박은 독박이다.
노무현은 어찌보면 시스템적으로는 가장 올바르나 인기는 없을수밖에 없는 정책을  무모하리만치
추진해나갔다.

씨발....당신이 예수냐?
왜 혼자나서 뭇매를 맞고, 십자가에 뛰어올라 못질을 당하냐?

조, 동은 그로인해 어지간해서는 다시 오기 힘든 그들의 세상을 뒤로하며 악담을 했던 것이다
대못질이라는 이름으로.....

어제 엠비씨에서 하는 노무현 퇴임 관련 프로를 보면서
이런 생각 들더라

저렇게 소탈한 대통령을 우리 생애 다시 만날수 있을까?

통나무의 왕, 가장 무위에 가까운 통치를 했던 통치자.
하지만 황새를 왕으로 섬기고 싶어하는 답답한 민중들이 모여있는 나라에서
5년동안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내 생에 당신만한 대통령이 다시 나온다면
이제는 뽑아만놓고 방관하지 않고, 같이 피흘리며 싸우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뱀꼬리:난  이명박 취임식 보기 싫어 내일 중국으로 뜬다오. 차라리 짱꿰들을 보겠소.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환타fan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