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찾은 뭄바이는 10월 중순의 날씨가 무색하게도 더웠다. 아니 작열했다.

게이트 웨이 오브 인디아에서 바라보는 광장의 풍경. 타즈 호텔의 웅장함은 현기증을 함께 몰고왔다.

거리는 언제나 그대로다. 레오폴즈 식당의 높은 천정을 타고 여행자들의 떠들썩한 목소리가 공명을 일으키며 그저 웅웅거린다. 여전한건 싸구려 합숙소 살베이션 아미도 마찬가지였다. 입구를 지키는 영감은 그새 앞니 하나가 더 빠져서. 완전 얼빠진 사람처럼 배시시 웃어댔다.

여전한건 빌어먹게도 살베이션 아미의 빈대도 마찬가지였다. 입성 적응을 하겠다고 이틀간 무려 1440루피나 하는 집에서 머물다 이사온 바로 그날. 나에게 밤은 너무 길었다.

조자룡이 헌창을 휘두르듯. 왕희지가 일필휘지의 붓을 내 갈기듯......그 분이 오셨다. 인정도 사정도 없는 놈. 부위별로 나는 물어 뜯겼고, 그 자리마다 재봉선처럼 일자로 물린자국이 생겼다. 4-3-3-4-3-3 인도 빈대는 음악을 하다죽은 원귀가 환생했음이 분명하다.

새벽 두시, 입구에서 자는 경비를 깨워 대책 수립을 촉구했지만, 뭐 그가 아무 힘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나도 잘 안다. 그래도 떠들었다. 알아주던 못알아주던, 이 길고 긴 빌어먹을 축제를 나 혼자 즐길 수는 없어서였다. 그가 세운 대책은 공사중인 도미토리를 내주는 것이었다 매트리스를 줄테니 그거 깔고 오늘은 여기서 자라. 그가 가져온 매트리스에는 지금 모시고 있는 빈대님보다 100배는 더 한 빈대님이 살고 있을거 같았다.

'이거 6개월째 방치한거야. 그동안 사람이 자지 않았기 때문에 빈대가 없을꺼야.'
 '너는 날 6개월간 굶은 헝그리 빈대에게 가져다 바치는구나. 내가 알기로 빈대는 1년 정도 안먹어도 버틸수 있데. 넌 내가 오늘 밤새 1년치 피를 빨리기 바라니?'


##원래 계획은 이런 류의 여행기를 한번 써볼까였으나. 흠...시간품도 많이 들고-조사도 바빠 죽겠구만...--;; 해서 다시 실용으로....##

12년 인도여행의 결실 --;; (과장은...) 빈대 퇴치법 카피는 없으니 원저작자 밝히고 마구 퍼가셔도....ㅋㅋ

빈대를 모기쯤으로 아는 분들이 간혹있는데, 빈대의 가장 큰 특징은 4-3-3-4-3-3으로 이어지는 박자별 물어뜯기다. 뭔말인고 하니, 빈대가 문 자국은 재봉틀 박힌 자리처럼 4방 한줄, 3방 한줄 이렇게 여러방을 줄지어 문다는 것. 한번 당하면 기본 3방이니, 좀 지독한 곳에서 하룻밤 나면 50-100방은 우습다.
팔다리걸쳐 줄을 지어 100방....물론 물린곳은 모기 물린 곳처럼 퉁퉁 부어오른다. 당근 가렵고......좀 긁으면 인도기후가 좀 요상해서 바로 아물지도 않고 고름이 질질 난다는 것.

내가 여행을 하면서 집에 가고 싶은 적이 딱 두번 있었는데, 한번은 두달간 언니 구경을 못해서 너무 너무 외로운 나머지 이성을 보자마자 무작정 들이댈거 같은 내 자신을 보았을때랑 --; 또 한번은 맥그로드 간즈에서 빈대 약 200방 물렸을때다.(100배 초판 조사할때...)

정말 여행하며 눈물나보기도 처음이고, 집에 가고 싶더라.

이쯤 빈대 물리면 인도얘들도 안다... '저 더러운 네팔놈.......'

인도인에게 경멸 내지는 더런놈이랑 표정의 눈빛공격 받을때 그 기분....정말 죽고 싶다 --;;;

각설하고, 지금까지 약 10여회에 걸쳐 빈대 공격을 받은 경험이 있는 본좌의 경험에 의하면, 약간의 상식만 가지고 있으면 어느 정도 빈대의 공격을 피할수도, 또 빈대에 물렸다해도 빨리 털어낼수 있다. 이제 실전으로 들어간다.

1.방 고를때
빈대라는 놈의 특성은 어둡고 습한걸 좋아하신다는 것. 우선 알아두자. 떄문에 볕이 잘드는 방이나 건조한 라자스탄 같은 곳에서는 빈대가 거의 없다. 이번에 본좌가 당한 뭄바이.....1년내내 바닷바람 불어오는 습한 곳이다.

여행자들의 땀이 늘 매트리스를 적시는 곳이다 보니 빈대가 살기는 최적의 조건이라는 이야기.

고수나물, 왜 인도에서는 단야, 태국에서는 팍취, 중국에서는 샹차이, 영어로는 커리앤더. 미나리과의 풀떼기 이름인데 특유의 향 때문에 유독 한국사람들은 못 먹는다.

어른들에게 이 풀 쥐어주면 빈대냄새 난다고 한다. 빈대가 정말 정말 많은 방(히마찰의 킬롱에서 진짜 겪었다..)은 문 열면 고수나물 냄새 난다. 고수나물 냄새를 기억하면 약간 도움이 되는데, 빈대님이 계시는(좀 많이 사셔야 냄새가 느껴진다.) 방은 방문 열면 고수냄새가 싸하게 지나간다.

이건 약간 미묘한 냄새의 차이라 대여섯번 물려보면 감이 온다. --; 하튼. 양지 바른, 해 들어오는 방 아주 중요하다. 쥔장이 좀 바지런해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매트리스 일광 소독만 해도 사실 빈대는 없어야 정상이다.

2.씨바...빈대에 물렸다.
축하한다. 님은 이 글 아니었으면 에진작에 200방 물린 퉁퉁부운 피부를 안고 서울가고 싶어 질질짜고 있을께다. --;

우선 빈대의 증상은 앞에 설명했던 3방, 4방의 박자(?)에 따라 물리면 100% 빈대라고 보면된다. 자 물린 것 어쩔수 없지...이제 무엇을 해야할까?

-주인에게 지랄해서 방 바꾸기.
인도 숙소주인들 빈대(베드 벅)나왔대도 태연하다. 방 바꿔줄께...되찌? 뭐 이런 분위기. 여기서 지랄해봐야 니 목만 아프다. 그냥 칼 갈고, 리스트 정리해서 환타에게 보내줘라. 담판 책에서 응징해 주시게따. 하튼 방은 바꿔야 한다. 미안하다는 말을 듣기도 힘들고, 치료비 보상은 언감생심 꿈도 꿀수 없지만 방정도는 잘 바꿔준다.

어쨋건 너는 피해자니 약간의 핏대를 올려서 창문 없는 방에 살았다면 창문 있는 방으로 인생 업그레이드 하길 바란다.

-뜨거운 물 샤워

빈대님은 좀 뜨거운거 무지 싫어하신다. 인도인들도 빈대 떨궈내는데 뜨거운 샤워가 효과가 있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실제로 효험이 있다.

기분 좋은 정도의 따듯함 말고, 왜 데지는 않지만 등에 닿으면 5초간 아뜨뜨뜨 하면서 팔짝팔짝 뛰는-버뜨 5초가 지나면 견딜만한...- 그 정도의 온도에서 샤워 실시한다.

뜨거운물 안나오는 숙소라면 주인에게 어필해서 두 베킷정도 보훗 가람빠니로 준비해 달라고...안그러면 관광청에 레터 쓴다고 해라.(니가 영어 무지무지 못하면 주인장이 비웃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다 --;;;) 그럼 가져다 준다.

-일광소독

니가 입고 있는 옷, 빤스까지 모두 벗어라...(벗고 나가란 말은 아니다. --;) 그리고 침낭, 덮고 잤다면 역시, 양말과 신발도 가급적...... 옥상으로 올라가 일광소독을 실시한다. 원숭이 많은 동네는 이런거 널어놓으면 낼름 들고가 버리니 친구 한명 꾜셔서 같이 보초서는 것 잊지 마라.
한나절 정도......옷과 함꼐 햇볕 쐰다. 지금 빈대 쫒는 신성한 행위를 하는 거니까..선크림 따위를 바르는 만행을 저지르면 부정탄다 --;

-칼라마인 로숀

약국가면 판다. 살색의 크림인데 일종의 피부 안정제 역활을 한다고 보면 된다. 빈대 물린데는 대부분 주기적으로 콕콕 쑤시듯 가려워서 미친듯이 벅벅 긁게 만드는데(이거 몇번 하다보면 피투성이 된다..언니들.....자꾸 이래 팔뚝에 기스나면 인도분에게 시집가야 할지도 --;;)
칼라마인 로숀을 바르면 가려움과 부기가 진정된다. 살색이라 떡칠을 해도 별로 티도 안난다.

-데톨 Dettol

우타르 프라데쉬쪽등 북부는 디톨이라고 발음하는데, 이번에 보니 뭄바이는 데톨이라고 발음 제대로 하드라. --;(덕분에 배웠다는..) 이것도 약국에서 판다. 유리병에 들어있는 독극물(?)은 아니고-물론 마시면 죽는다.- 뭐 인도사람들은 아주 다양한 용도에 사용한다. 빡세게 희석해서는 가글도 하고, 중간 정도 희석해서는 변기청소, 바닥청소등등등........
한국에서 상처나면 빨간약 바르듯 인도분들은 데톨을 희석해서 바른다...뭐 소독약이나 살충제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걸 1/20정도로 희석해서 일광소독한 옷을 다라에 넣고 빨아라.....
(귀찮으면 데톨액으로 빨래 먼저하고 말리면서 일광소독해도 된다만. 확실하게 하게 위해...확인사살 이거 아주 중요하다..얘도 설패면 기어오른다...--;;;) 그때까지 남아있던 빈대님이 사망하셔서 물위로 둥둥 떠오르는 진풍경을 -어쩌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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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환타fan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