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마녀가 키우는 고양이 이름입니다.
부부들이 다들 위기가 있지만, 저희들에게도 엄청난 위기가 한번 있었고,
고양이는 일종의 UN군으로 입양을 한 녀석입니다.

 

 

 

 

신천에 있는 대학생 커플이 키우던 고양이의 새끼였어요.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알게된 분에게 분양을 받았습니다.

 

제가 갔을때는 5마리의 형제중 3마리가 분양되고, 2마리만 남았을 때였어요.
제가 도착하자, 한놈은 도망가고, 또 한놈은 '너 뭐야? 냥!~'하더라구요.
이 놈이다 싶어 데려온 놈이 아기 고양이 하찌였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전철타고 오는데, 엄청나게 울더군요.
얘기라 훈련부족으로 발톱이 나와서 엄청나게 할퀴더라구요.

 

오자마자 미리 준비해놓은 화장실에 볼일보고, 사료먹고,
마녀는 동물을 무척 키워보고 싶어하고, 동물을 너무 좋아합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동물을 심하게 무서워 하셔서 나름 꿈만 꾸울뿐 한번도 키워본적이 없죠

저는 어릴적 집이 슈퍼를 해서 사회생활하는 고양이를 키워본적있고, 강아지는 세번이나 키워본적이 있습니다.

 

처음에 하찌를 데려올때는 좀 고민이 많았어요.
늘 취재여행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이 아이를 어딘가 맡겨야 한다고 생각해야 했으니까요.

 

하찌라는 이름은 마녀가 지었습니다.
일본의 충견 하찌상의 이름을 따라 충묘가 되라고 지었는데, 개가 아닌 고양이인지라, 충성스럽지는 않습니다.
주인 부려먹는데는 천재적이죠.

 

마녀는 하찌를 정말 좋아합니다.
잠도 마녀-하찌-저 이 순으로 잡니다. 늘 주인들 가운데서 자죠.

겨울이 되서 추워지면 마녀 다리 사이로 들어가 잡니다.
사실 이래되면 자는 내내 꼼짝을 못합니다.

저는 1시간도 못 버티지만, 마녀는 아침까지 그 자세로 하찌가 불편하지 않게 해줍니다.

 

아침 6시쯤 되면 하찌 우는 소리에 잠시 눈을 뜹니다.
새벽내 우다다다를 하다, 이 쯤에 배고파 밥달라고 울죠.

밤에 많이 주면 되지만, 그러면 신선한 먹이가 아니라고 굳이 여섯시에 한번 눈을 뜹니다.
여섯시에 하찌 밥주고, 둘다 쉬야한번 하고 다시 잡니다. 하찌는 베란다로 나가 바깥풍경과 새 날아가는것을 관조하구요.

 

마녀가 인나면 하찌를 앉힙니다.
저는 정말 불가능해요. 하찌가 불펴한지 끄응하고 울거든요.
하지만 마녀는 하찌를 앉혀놓고, 배에 입을대고 뿌우도 해주고, 눈꼽도 떼주고, 발톱도 깎아줍니다.

 

 

 

 

하찌는 깡패라 우리가 일하는걸 싫어합니다.
저는 일할때마다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하찌가 치대면 병뚜껑등을 던지기도 하지만
마녀는 그런 하찌를 받아줍니다.

고양이들은 왜 키보드를 그리 좋아하는지, 꼭 키보드에 누워 뒹굽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은 모니터를 가립니다.

마치 화면보지말고 나만봐라고 하는 것처럼, 마녀는 그런 하찌의 살을 이리저리 누르면서  화면의 빈공간을 확보해 일러스트레이터로 지도를 그립니다.

 

 

하찌는 지금까지 세번 남의 집에 맡겼습니다.

처음은 홍콩 프렌즈 초판 작업때였는데, 이 때는 고양이 키우는 집이라 그 집 고양이와 함께 나름 늘어져 있었습니다.

두번째는 베이징 프렌즈 초판작업과 상하이 100배 즐기기 개정작업때였는데, 역시 아는 집에 맡겼습니다.

세번째는 더이상 맡아달랄만한 곳이 없어서 고양이 호텔에 맡겼습니다. 호텔에서 하찌 사진을 종종 올려줬는데,

하찌는 늘 뿔어 있더군요.

 

한번씩 맡겼다 찾아오면 하찌는 1달동안 개가 됩니다.
자기를 또 맡길까봐 겁이 나는지,
하찌야 불러도 대답도 안하고 지 할일 하는 놈이, 이 기간 동안에는 부르면
옛썰~! 충성! 주인님 하면서 달려옵니다.
보면 참...안스럽기도 하고, 더 잘해줘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미묘합니다.

 

마녀는 하찌가 물을 많이 먹으면 좋아합니다.
고양이들은 아주 목이 마르기 전이 아니면 물을 잘 안마시는데,
고양이가 물을 많이 마시면 장수한답니다.
마녀의 하찌에 대한 기대 수명은 15년입니다.

늘 입버릇 처럼 말합니다.
같이 오래오래 살자고

 

저는 초칩니다.
쟤 나이먹어 몇년동안 똥싸대면 마음 변할거다..라구요.

 

마녀가 병원에 가고,
하찌는 늘 마녀를 찾습니다.

처음에 입원실 있을때는 병원에 머무는 시간이 3-4시간 정도라 제가 늘 하찌랑 있었고,
하찌는 이틀째부터 밖에 소리만 나면 현관앞에 나가 정좌를 하고 마녀를 기다립니다.

가끔 저한테 묻기도 합니다.
'언니 어디갔어 냥?'
이때만해도 좀 있으면 온다고 짜증스레 대답했습니다.

 

 

중환자실 첫날
약간 정신이 혼미해지면서도 정신을 차리며 농담을 하더군요.

나 진짜 죽을라나부라고 미소띄며 말하길래,
어이 김영남 유언을 남겨라고 했고

마녀의 유일한 말은
하찌를 죽을때까지 잘 키워달라, 걔는 우리 자식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다음날 마녀는 간성혼수 3기에 접어들었고
이빨에서 피가나는 마녀를 보고, 의사는 큰병원으로의 전원을 결정했고,
저는 짐을 싸러 잠시 집에 들렸습니다.

이틀동안 낼 새고 온 저에게 하찌는 항의를 하더군요.
그런 하찌를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하찌는 역시 충묘가 아닌지라, 잠시 안겨있다.
저새끼 뭐야?라는 표정으로 도망치더군요.

 

고려대 병원에서 집까지는 한시간 10분 가량이 걸립니다.
아무리 빨리 왕복해도 3시간.

 

처제네서도 하찌를 맡겨준다 하지만,
웬지 하찌를 매일 봐야 할 것 같아서 매일 새벽 집에 잠시 들립니다.

캔을 따서 하루 먹을 양을 주고,
건사료도 좀 떠놓고, 물을 갈아주고, 화장실을 치워줍니다.

엉덩이 쳐주는걸 원채 좋아하지만 요즘은 사람 구경을 못해서 그런가. 끊임없이 메달립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봅니다.
집에가면 늘 트렁크 안쪽, 무서울때만 숨는 곳에서 가느다란 소리로 냥냥거립니다.
늘 자던 요는 손톱으로 뜯어놓습니다.(하찌는 한번도 그런적이 없습니다.)

 

어제는 1시쯤 나가서 집에서 자고 왔는데, 하찌도 간만에 제 옆, 제 자리에서 자더군요.
그나마 조금 안정이 되는 얼굴입니다.

 

 

아직 깨어나지조차 않았지만,
저는 마녀가 살아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간이식후 1년간은 애완동물을 가까이 할 수 없고,
그 후에도 동물 키우는 것은 권하지 않는 분위기라
하찌는 조만간 어딘가로 보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마녀가 그 이야기를 들으면 얼마나 눈물을 쏟고 자책할지 지금도 겁이 납니다.

마녀만큼 우리 고양이 하찌도 불쌍합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저는 내일 새벽도 병원문을 나설겁니다.

오빠라도 하찌를 챙겨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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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환타fan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