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태국, 방콕 카오산 거리

인도-파키스탄 전쟁으로 인해 인도에 갈일이 있지만 현재 오도가도 못하는 국제고아가 된 환타지만, 그래도 한국전을 보기위해 카오산까지 나왔다.

원래 태국 전문이 아닌지라, 태국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 동네 사람들 축구 무지 좋아하는 거 같다. 방콕시내인 시암 스퀘어의 시암 디스커버리 센터 앞에는 개막전 날부터 대형 옥외 스크린을 설치, 오가는 사람들에게 월드컵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는 이 더운 나라에서 액화가스를 이용해 선풍기에서 차가운 바람이 나오게 하고 있을 정도로 관람조건은 좋다.(한국은 98년 월드컵때 이런 서비스가 있었나? 지금 말구, 지금이야 우리가 하는거니까........여기 어찌보면 선진 사회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영국과 아르헨이 한판 붙고 있다는데(본 기자 아파트에는 테레비가 읍다....) 오가는 탄성속에 경기가 잼있는지 없는지 얼추 판단이 될 정도다.

다시 6월 4일로 돌아가서..........

내 집에서 카오산까지 거리가 만만찮은지라, 중국전은 이 곳에서 못봤다. 이대떡으로 졌다는 얘기만 들었다. 아시아 국가들 그것도 동아시아 3국의 경기가 줄줄이 있는날이다. 중국, 일본, 한국의 순으로.......

이때만 해도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씨바 줄초상 나면 안되는데........'

관람장소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카오산의 배낭여행자 업소 '홍익인간'이다.

우리국민들 언론이나 신문에서 인터뷰 할때는 이렇게 말한다.

'공동개최국 일본과 같이 16강 올라갔음 좋겠어요.'

염별 졸라다!

정작 일본의 경기가 벌어지자 인간들의 본성이 나타난다. 일본경기전에서 적어도 벨기에는 한국이었다.(원래 붉은 악마의 원조도 벨기에지만.....) 벨기에의 붉은 유니폼이 한국 선수로 보이기 시작한다.

벨기에 넘들은 머리가 노랗지 않냐고? 걱정 없다. 11명의 김병지가 축구한다고 생각하면 벨기에는 순식간에 한국 대표팀으로 둔갑한다.

적어도 국가대항전 한-일전의 열기였다.

일본이 골을 넣으면 '씨바'가 쏟아져 나왔고, 일본이 골을 먹으면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국이 먼저 2대 떡으로 이긴담에 일본이 경기했으면 좀 아량이 생겼을지 모르는데, 불투명한 한국전을 앞두고 일본은 결코 이기면 안되는 씨바쉐이들이었다.

경기가 끝났다. 2대2

그리고 한국전, 1년만에 만난 인도전문 여행자 '람자네'와 함께 이미 소주는 두팩(병이 아니라...)째 비우고 있었다.

근데 열받는 일이 벌어진다.

잘나오던 채널이 일본전 경기를 끝으로 월드컵 중계를 안한 것이다. 대신 코맹맹이 소리하는 태국 드라마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 열라 불러서 같이 축구보자고 꼬신 홍익인간 사장님이 민망해 한다.

'아이씨....이게 와이라노????'

한국전 경기를 중계한 채널은 열라 안나오는 채널이었다. 바로 옆가게로만 이동해서 큰 스크린에 축구 볼수 있음에도 한국인 여행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래도 동포끼리(나 요즘도 재미붙였다...동포!!) 같이 봐야 한다는 저 신념........

하지만 무척이나 안나오는 TV로 인해, 화면이 멀리서 경기장을 잡으면 우리는 공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사람이 보이니, 열라 뛰는놈이 공잡은 걸로 생각을 했지만, 하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경기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씨바...이건 초능력이요따!!!

처음 10분은 골먹을 뻔 한 여러차례의 상황이 있었지만, 본 기자 잘 모른다. 경기 초반에는 화면이 안보였다니까!!!!!!!

한참 경기는 보다 보니 뒷자리까지 빽빽하게 사람들이 들어찼다. 다 어디선가 놀다 축구본다고 온것이다.

그리고 황선홍의 골이 들어갔다.

역시 우리는 '골!!!!'이라는 태국 아나운서의 말은 들었지만, 선수얼굴이 잘 보이질 않았다. 근데 세레머니 하는거 보니 황선홍이드만,

우리는 한박자 늦게 열라 좋아했다. 사실 다 골 넣을때는 몰랐고, 리플레이 해줄때 소리를 지르며 깍깍 거렸다. --;

우리는 축배를 들었다.

(홍익인간에서 웬 바께쓰에다가 럼주랑 콜라를 가득 담아서 컵으로 막퍼먹게 했다. 오뎅국과 함께....당근 공짜! 이기지도 않았는데, 공짜술을 먹으면서 본기자 이날의 승리를 예감했다.)

그리고 또 한골..........

우리는 그게 오프 사이드인지 몰랐다.(정말 열악한 환경이었다. -- 나중에 점수나오는데 1:0이어서 오프 사이드인지 알았다.

전반이 끝나고 후반 쉬는 시간, 홍익 사장님이 태극기를 꺼내왔다. 원래 이 경기 이기면 카오산 거리를 태극기 들고 뛰어다니기로 했었던 것이다.

후반전, 정말 공은 하프라인 안쪽에서만 놀았다. 후반이 되면서 다들 화면에 적응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뭔 일이 일어났는지 본 기자 알수있다. 두번째 골이 터지기까지, 들어갈줄 알면서 벌떡벌떡 일어났던게 한두번이 아니다. 그리고 모두 '아.........'하는 탄성, 내지는 '에이 씨팔...'로 끝났지만......

그리고 두번째 골이 터졌다. 함성은 첫번째 골보다 더 컸다. 서로 끌어안고 난리가 났다. 그리고 두번째 골을 넣은 이후로 관람태도는 급격히 산만해 지기 시작했다. 이제 승리를 예감한 탓, 그리고 너무나 일방적인 경기를 하기 때문에 안도감이랄까? 긴장이 풀려 늘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얼굴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입이 귀에 걸려있었다. 이런 집단적 안정감과 환희는 할렐루야들 부흥회 직후의 표정과 거의 다를바가 없없다. 우리는 축구로 은혜 받은 것이다. 옴나마 쉬바야.......--;

축구 관객들중에 풍물패 5명이 있었다.

결국 태극기만 흔들려던 승리의 셀레브레이션(아...혀꼬인다....)은 풍물패까지 동원된 제대로 된 팀이 만들어졌다. 홍익 사장님은 그새 어디서 나갔는지 코끼리 한마리를 빌려왔다. 뭔가 기획한 축하공연(?)인 것처럼 장식이 하나하나 더해지고 있었다.

선두 풍물패, 중앙본대 코끼리를 중심으로 30여명의 한국인 여행자, 최 선두와 선미에는 대형 태극기 배치.......

씨바! 진짜 환상이었다.

한국팀이 이겨서 땡잡은거는 카오산에 놀러온 외국인 여행자들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 생전 어디서 이런걸 볼것인가? 길 좌우로 늘어선 카페에서 맥주 마시고, 경기 하이라이트 보던 외국인들도 이 진기한 표정에 하나둘 밖으로 나와서 우리를 둘러 쌓다.


연방 터지는 카메라 플래쉬, 캠코더의 세례는 붉은 악마에서 우리가 파견 나온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할 정도였다.

본 기자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붉은 악마식 응원 첨해봤다. 사실 그리고 본 기자 역시 어디선가 의뢰를 들어온 이 곳 분위기를 찍던 차라 제대로 이 안에 끼지는 못했다. 찍는게 중요했으니까........

하지만 엽기의 딴지일보 인도 특파원 환타 아닌가? 카오산을 한바퀴 돌았을때 슬그머니 한 생각이 떠올랐다. 카오산 외곽의 마마 게스트 하우스 주변은 일본인 거리라고 부를 정도로 일본인들이 몰려있는 숙소군이다.

대학시절 한참 잘하던 동을 떴다.

'이쪽안으로 조금만 들어가시면 일본여행자들이 모여있는 숙소군이 나옵니다. 그-곳-으-로 갑-시-다!!!!'

뒤집어 졌다. 엽기적인 한국것들,

정말 신나한다. (나중에 들었는데 마마 게스트 하우스 주변에는 일본전이 끝나고 우는 일본인들이 그리 많았단다.......내가 나쁜놈인가? 씨바 그런게 어딨어~~~

그 곳에서 한판 또 푸지게 놀았다.

2시간 그렇게 미친듯이 거리를 헤메고 다녔다.

그리고 뒤풀이, 인근의 한국인 업소 사장님들이 각출을 해서 양주를 20병이나 기증했다. 각종 안주와 함께! 한국은 줘봐야 맥주 2000CC였다고? 여기는 술먹고 뻗을때 까지였다.

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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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환타fan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