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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26 서른 중반, 거리에 서다. by 환타fanta (2)

그래요

부끄러움입니다.

아이들이 촛불을 들고, 너희 기성세대들의 투표실패를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하냐고 외칠때

쥐구멍으로 숨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단지 민주세력에 투표 한번 해주면서 공화국의 민주시민으로써 내가 할 일을 다했다고 자위하며

책임을 방기한것은 아닌지.....


저는 91학번입니다.

1991년 4월 26일, 동기인 명지대생 강경대군이 전경에게 맞아죽을때 같은 1학년으로서

불타는 91년의 봄과 여름을 보냈습니다.


그 당시 우리는 패배했습니다.

서울에 근 100만이 모여 시위를 했지만, 저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외국어 대학교에서 벌어진 정원식 신임 문교부(현 교육인적자원부)장관  계란투척 사건으로 여론이 급격히 나빠지며 우리는 패배했습니다.

그 패배로 인한 패배주의는 지금까지 내 의식세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어느 날인가

신촌에서 종로로 이동하며 하늘을 보았습니다.

1991년 5월의 하늘은 수많은 죽음에 상관없이 한없이 맑기만했습니다.

아마 그때 나는 스물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늘을 보여, 제 옆의 동기년과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10년 후에도 우리가 저 하늘을 보고 파랗다고 느낄수 있을까?

서른이 되었을때,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죽는 사람도 없었으면 좋겠고

민주주의라는거 정말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


저는 지금 거리로 나온, 자신있게 촛불을 든 10대들이 패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패배의 쓰라린 기억없이 승리의 기억만을 가지길 원합니다.


그게 기성세대로써 제가,

91학번으로 한때 공동체의 변화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한 인간으로서

승리의 감격이야 말로 아이들에게 선사할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너무나 아픕니다.


지난 10년간, 누가 정권을 잡건 세상이 변하겠어라고 생각했던 냉소(아! 세상은 더디 변합니다. 우리는 너무 조급했고, 우리마저 비웃고 냉소하다, 민주주의는 스스로 목을 멨습니다.)


가장 민주적이었던 노무현 정권의 탄생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지금와서는 정말 사소하기만한 그의 '말실수'에 적극 변명하지 않고

인간관계 따진답시고, 분위기 썰렁하게 만들지 않기위해 사람들의 욕설에 분위기상 살짝 동조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민주정부를 옹호하지 못하고

긍국적으로 이 꼴을 만든 제 자신이 밉고,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지난 10년,

정말 많이 변했었던거였습니다.


요 며칠 거리에서 시민들이 연행되고, 그저 자신의 건강권에 대한 소박한 요구들이

묵살되며 길바닥에 짓이겨 질때,


관계기관 대책회의니 특별감사니, 광고 제한이니 80년대에나 볼수 있던 공안 드라이브를 보며


적어도

적어도

지난 10년간 우리는 이 꼴은 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이런 모습을 잊고 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지난 10년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고,

그 변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시간을 2007년 12월 18일로 되돌릴수는 없지만,

최소한 앞으로 닥칠 재앙을 막기위해,

거리로 나섭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소고기 문제가 밀리면, 앞으로 더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더이상 대통령 선거를 못할지도 모르고,
박근혜파, 이명박파, 이회창파가 번갈아가며 수상놀이 할때
치다치다 가슴이 피멍이 들어,
돌아오지 않는 그날을 바라보며 분노와 눈물의 세월을 보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나와주세요.
청계천이든 시청이든,
시위대가 있는 곳에서 함께해 주세요.
불법이 싫으시면 인도를 따라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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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환타fanta